애니 첸 프로필
재미동포 사업가 애니 챈(Annie M.H. Chan, 한국명 김명혜)은 실리콘밸리 IT 산업과 부동산 개발을 통해 막대한 자산을 축적한 인물로, 최근 몇 년간 한국 보수 진영과 보수 기독교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1952년생으로 추정되며, 하와이 호놀룰루에 거주 중인 그는 대만계 미국인 가정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성장했다. 애니 챈은 모토로라(Motorola), 인텔(Intel) 등 미국 IT 기업에서 근무하다가 1984년에는 ESS 테크놀로지의 공동 창업에 참여하며 디지털 오디오·비디오 기술 분야에서 활동했다. 이후 부동산 개발 사업에 뛰어들어 1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용했고, 현재는 KCR Development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1998년에는 기술 개발과 리더십 교육을 위한 ‘오하나 재단(Ohana Foundation for Technical Development)’을 설립하기도 했다.
애니 챈의 남편은 프레드 S. L. 챈(Fred Shiu Leung Chan)으로 ESS 테크놀로지와 연계된 기업에서 회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기술 및 자산 분야에서 함께 활동해왔다. 두 사람은 실리콘밸리 내 투자·재단 활동뿐 아니라 부동산과 재단 사업을 공동으로 수행하며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해왔다.
부정선거 음모론
애니 챈은 단순한 사업가를 넘어 정치·사회 영역에서 영향력을 넓혀 왔다. 그는 2019년 한국판 보수주의 정치 행사인 ‘KCPAC’(Korean Conservative Political Action Conference)을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한국 정치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이는 미국 보수 진영의 대표 행사인 CPAC을 모델로 삼은 것이다. 이후 그는 One Korea Network(OKN), 한미자유안보정책센터(KAFSP), 한미동맹USA재단(KUAUF) 등을 설립하며 한미 보수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이들 단체는 대규모 광고와 집회를 통해 '부정선거' 주장, 반공 담론, 종전선언 반대 등의 주장을 펼쳤다.
특히 2020년 한국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나 중앙일보 등에 대형 광고를 실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장한 “Stop the Steal(도둑질 멈춰라)” 운동과 유사한 캠페인을 한국에 도입했다. 그는 미국 내에서 트럼프 진영에 수십만 달러를 기부한 바 있으며, 유튜브와 영문 언론을 통해 한국 선거의 정당성을 문제 삼았다. 이 과정에서 애니 챈은 국내 보수 유튜브 채널 및 정치 단체들과 적극적으로 연계되었고, 일부 단체의 경우 기부금 사용 내역이 불투명해 기부금품법 위반 논란도 불거졌다.
애니 챈과 한국 보수 기독교 관계
애니 챈은 한국 보수 기독교계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KCPAC 창립 행사에는 황교안 전 총리, 김진태 강원도지사, 당시 대선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 등이 참여했으며, 그녀는 미국 보수 기독교 진영에서 사용하는 반공, 반페미니즘, 반동성애 담론을 한국 보수 교회에 도입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특히 한국의 은평제일교회나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강경 보수 성향 교회와도 접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종전선언 반대와 한미 핵동맹 강화를 기치로 내건 행사와 메시지를 교계와 연계해 확산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활동은 여러 가지 비판을 낳고 있다. 애니 챈이 운영하거나 후원하는 단체들이 미국과 한국에서 모두 공적 감시를 피해 활동하고 있으며, 정당한 등록 절차나 회계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요신문 등 일부 언론은 애니 챈이 수십억 원대의 기부금을 모집하면서도 이의 사용처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으며, 국내 기부금품법상 필요한 허가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또한 그녀가 퍼뜨리는 극우적 언사와 음모론이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결론
정리하자면, 애니 챈은 자산가이자 보수 정치 활동가, 그리고 종교적 메시지를 동반한 문화전쟁의 메시지 전달자로서 한국 보수 기독교 및 극우 진영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의 활동은 미국 극우 정치문화의 수출형 모델로 해석되며, 종교·정치·경제적 결합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우파 연대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자금 운용의 불투명성, 혐오와 음모론의 확산, 법률적 문제 등 복합적인 우려도 공존한다. 따라서 애니 챈이라는 인물의 정체성과 활동에 대해 보다 면밀한 사회적 감시와 평가가 요구된다.